[한글날 칼럼] 글을 쓸 땐 '맞춤법' 하나까지 신중하자

말 한마디가 사람의 인상을 만들 듯, 맞춤법 하나, 글 한 줄도 그 사람을 보여준다 - 한글날, 맞춤법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엄두호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6/10/08 [21:02]

[한글날 칼럼] 글을 쓸 땐 '맞춤법' 하나까지 신중하자

말 한마디가 사람의 인상을 만들 듯, 맞춤법 하나, 글 한 줄도 그 사람을 보여준다 - 한글날, 맞춤법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엄두호 논설위원 | 입력 : 2026/10/08 [21:02]

Ⅰ. 글도 사람을 보여준다

우리는 하루에도 많은 글을 쓰고 받는다. 휴대전화 문자와 카카오톡으로 안부를 묻고, SNS에 자신의 생각을 남긴다. 이제 글은 특별한 사람만 쓰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소통의 수단이 됐다.

말은 지나가면 사라지지만, 글은 남는다. 짧은 문자 한 통도 상대방의 기억에 남을 수 있고, 온라인에 올린 글은 여러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쓴 문장이, 누군가에게는 나를 판단하는 하나의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한글날을 앞두고 발표된 한 설문조사도 이런 점을 생각하게 한다. 소셜 데이팅 앱 '위피'를 운영하는 엔라이즈가 이용자 518명을 대상으로 맞춤법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여성 응답자의 80.6%가 상대방의 맞춤법 오류 때문에 호감이 줄거나 대화를 중단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물론 이 결과만으로 맞춤법을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급하게 글을 쓰다 보면 오타가 생길 수도 있다. 다만 맞춤법에 대한 작은 관심이,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는지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점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Ⅱ. 글의 내용만큼 표현도 중요하다

글을 쓸 때는 무엇을 말할 것인지 정하는 것만큼, 어떤 표현으로 전달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같은 내용이라도 표현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느낌은 달라진다. 짧고 단정적인 문장은 분명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차갑거나 무뚝뚝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반대로 조금 부드럽게 표현하면 같은 뜻이라도 상대방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이런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직접 대화할 때는 표정과 목소리, 말투가 함께 전달되지만, 글에서는 문장만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을 쓸 때는 내가 전달하려는 뜻이 제대로 표현됐는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여지는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댓글이나 게시글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읽는 글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내가 쉽게 적은 표현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글쓰기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다. 하고 싶은 말을 적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할 때 소통의 의미가 살아난다.

Ⅲ. 맞춤법은 글의 기본이다

맞춤법을 잘 지킨다고 해서 좋은 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글에는 생각이 있어야 하고, 그 생각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힘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맞춤법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맞춤법은 우리가 서로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지키는 기본적인 약속이다. 같은 단어라도 잘못 쓰면 뜻이 달라질 수 있고, 문장의 흐름을 이해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특히 공적인 글이나 많은 사람이 읽는 글에서는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기본적인 표현이 지나치게 흐트러져 있으면 독자는 글의 내용보다 잘못된 부분에 먼저 눈길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완벽한 글을 쓰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누구에게나 실수는 있다. 중요한 것은 글을 쓴 뒤, 한 번 더 읽어보고 잘못된 표현이 없는지 살펴보는 작은 습관이다. 그 노력 자체가 글을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될 수 있다.

Ⅳ. 보내기 전에 한 번 더 읽어보자

우리는 이제 하루에도 여러 차례 글을 쓴다. 문자와 카카오톡으로 대화하고, SNS에 생각을 남긴다. 글을 쓰는 일이 일상이 된 만큼, 글 한 줄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

글을 보내기 전에 잠시 멈춰보자. 맞춤법이 틀리지는 않았는지, 표현이 지나치지는 않은지, 내가 전달하려는 뜻이 제대로 담겼는지 한 번만 더 읽어보는 것이다.

사전 등을 이용하면 된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도 아니다. 몇 초의 확인만으로 글의 오류를 줄이고,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

글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그리고 그 글을 읽는 사람에게는, 글쓴이를 만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완벽하게 쓰자는 것이 아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쓰고, 조금 더 배려하며 쓰자는 것이다.

말 한마디가 사람의 인상을 만들 듯, 맞춤법 하나와 글 한 줄도 그 사람을 보여줄 수 있다. 오늘 내가 보내는 문자 한 통, 올리는 글 한 줄부터 한 번 더 살펴보자. 그것이 글을 쓰는 사람의 작은 책임(責任)이자, 글을 읽는 사람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 어느 바닷가에서 -

  <사진: 소셜 데이팅 앱 위피(WI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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