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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 註, 이 글은 ‘울진고속도로’ 건설을 주제로 한 3부작 칼럼의 세 번째 글이다.
1부에서는 동해안의 끊어진 길과 연결의 필요성을, 2부에서는 과거 고속도로가 대한민국 발전에 미친 의미를 살펴봤다. 마지막 3부에서는 영덕~울진~삼척 고속도로를 왜 국가 교통망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지를 생각해 본다.
Ⅰ. 도로는 선이 아니라 망(網)이다
지도를 펼쳐 보면..... 도로는 선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도로는 하나의 선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다른 도로와 만나고, 도시와 산업시설을 연결하며, 사람과 물자의 이동 경로를 만든다.
그래서.... 국가 교통망은 개별 도로 하나만이 아니라, 전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영덕에서 울진을 거쳐 삼척으로 이어지는 구간도 마찬가지다. 이 길을 울진이라는 한 지역의 교통 문제로만 보면 사업의 의미가 작아진다. 반대로 동해안 남북축의 연결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다른 질문이 생긴다. 끊어진 구간을 연결했을 때 기존 도로망과 어떤 관계를 만들고, 사람과 물자의 이동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국가가 도로를 건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지역의 편의를 넘어 여러 지역의 이동 구조를 바꾸는 것이 국가 교통망의 역할이다. 영덕과 울진, 삼척을 하나의 흐름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Ⅱ. 왜 울진을 지나야 하는가
동해안을 따라가 보면.... 강원과 경북의 여러 지역이 바다를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바다를 따라 지역이 이어져 있다고 해서 사람과 산업의 이동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과 교통망으로 편리하게 연결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울진은.... 그 사이에 있다. 경북의 최북단이다. 남쪽으로는 영덕과 연결되고 북쪽으로는 강원도 삼척과 맞닿아 있다. 울진을 중심으로 남북 교통축이 이어진다면, 경북과 강원의 동해안 지역이 보다 촘촘한 교통망 안에서 연결될 수 있다.
여기에는 생활의 문제도 있다. 주민이 다른 지역의 병원과 교육시설, 문화시설을 이용할 때도 길이 필요하다. 관광객이 지역을 찾을 때도 접근성이 중요하다. 기업이 물자를 옮길 때도 마찬가지다. 도로 하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연결이 부족하면 다른 기회를 만들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울진고속도로는 "울진에 고속도로를 하나 만들어 달라"는 요구만으로 이해해서는 부족하다. 울진을 지나가는 길이 주변 지역과 어떤 관계를 만들 것인지, 국가 전체 교통망에서 어떤 기능을 할 것인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Ⅲ. 숫자에 보이지 않는 길의 가치
고속도로 건설을 판단할 때.... 경제성과 교통수요는 중요하다.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객관적인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도로의 가치는 현재 자동차가 몇 대 지나가는지만으로 모두 설명되지는 않는다.
길이 생기면.... 사람의 이동이 달라질 수 있다.
이동시간이 줄어들면.... 생활권이 넓어지고, 관광객의 선택도 달라질 수 있다. 기업의 물류 경로가 바뀌고, 인접 지역과의 교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 가능성을 현재의 숫자와 함께 살펴보는 일이다.
그렇다고.... 미래의 기대만으로 사업을 결정하자는 뜻은 아니다. 경제성은 경제성대로 따져야 한다. 환경성과 안전성도 살펴야 한다. 교통수요와 사업비도 검증해야 한다.
다만.... 국가 교통망의 연결 효과와 지역 간 연계 효과까지 함께 놓고 종합적으로 판단하자는 것이다.
국가가 큰 도로를 결정할 때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주장만을 받아들이는 일이 아니다.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모으고,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고, 장기적인 변화 가능성까지 살펴보는 일이다. 그 과정을 거쳐 필요성이 확인된다면 국가가 책임 있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Ⅳ. 이제 대한민국의 길을 보자
이제 영덕~울진~삼척 고속도로를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넓혀 보자. 울진군민에게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길이다. 그러나 국가의 입장에서는 동해안의 교통망을 어떻게 완성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될 수 있다.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은.... 2026년~2030년까지 국가 고속도로망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국가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영덕~울진~삼척 구간도 지역의 목소리만으로가 아니라, 국가 교통망의 연결성과 효율성이라는 기준에서 충분히 검토되기를 바란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바란다.
울진고속도로를 한 지역의 숙원사업으로만 보지 말아 주기를 바란다. 지도 위의 한 구간이 아니라, 대한민국 교통망에서 비어 있는 연결고리가 무엇인지 살펴봐 주기를 바란다.
정부 관계자에게도 부탁드린다.
필요하다면 지역의 자료와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경제성만이 아니라 교통망의 연결 효과와 지역 간 연계 가능성까지 객관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
영덕에서 울진을 거쳐 삼척으로 이어지는 길.
그 길이 완성되면.... 울진만 편리해지는 것이 아니다. 동해안의 이동 구조가 달라지고, 강원과 경북을 오가는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다. 국가가 살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길 하나가 대한민국을 바꾸지는 않는다.
그러나... 필요한 곳에 길을 놓고, 끊어진 곳을 연결하며, 지역과 지역을 하나의 교통망으로 묶어가는 일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이제 울진고속도로를 보자.
울진이라는 작은 지역의 눈으로만 보지 말고, 동해안의 눈으로 보자.
동해안의 눈으로만 보지 말고,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눈으로 보자.
너와 나, 그리고 우리.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야 할' 대한민국의 길을 완성하자. 이 길에 이재명 대통령이 새로운 한 획을 그어 주길 바란다.
- 어느 바닷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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