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울진군민의 불안(不安), 군수와 군의회가 답해야 할 때다

- 추석 민생안정지원금 삭감이 남긴 아쉬움 -

엄두호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6/09/09 [13:56]

<칼럼> 울진군민의 불안(不安), 군수와 군의회가 답해야 할 때다

- 추석 민생안정지원금 삭감이 남긴 아쉬움 -
엄두호 논설위원 | 입력 : 2026/09/09 [13:56]

▲ 엄두호 논설위원 ©

 

Ⅰ. 군민의 기대가 불안으로 바뀐 날

 

요즘 서민의 삶이 녹록지 않다.

물가는 부담스럽다. 장사는 어렵다. 농어촌의 인구 감소도 계속되고 있다. 지역소멸이라는 말도 이제 낯설지 않다.

 

나라 밖 상황도 불안하다.

전쟁과 통상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지역경제와 서민의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에게는 하루 매출이 절실하다. 한 푼의 생활비가 아쉬운 가정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울진군이 추석을 앞두고 군민 1인당 30만 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결혼이민자와 영주권자를 포함한 주민에게 울진사랑카드로 지급할 계획이었다. 군민이 기대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누군가는 차례상 준비를 생각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손주에게 용돈을 주려 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생활비를 생각했을 것이다. 상인들도 추석을 앞둔 소비 증가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9월 8일) 관련 예산이 울진군의회에서 삭감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그러나....

군민의 마음에 남은 것은 실망만이 아니다. ▲'군에서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정책이 왜 의회의 예산 심의에서 삭감됐을까'라는 의문(疑問)과 불안(不安)이 남았다.

 

Ⅱ. 군민이 느끼는 불안의 이유

 

군수가 전 군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을 언론에 발표하면 군민은 그 정책이 일정한 검토와 절차를 거쳐 추진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특히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발표된 정책이 의회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 삭감됐다. 군민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궁금해질 수 있다.

 

'정책을 발표하기까지 군과 의회에서는 어떤 논의가 있었을까.'

 

실제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어느 시점에서 의견이 오갔는지, 서로 어떤 판단을 했는지는 군민이 모두 알기 어렵다. 바로 이 지점에서 불안이 생긴다.

 

의회가 예산을 심의하고 조정하는 것은 당연한 권한이다. 집행부가 추진하는 모든 정책을 의회가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사업의 필요성이나 재정 여건, 우선순위 등을 살펴 다른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예산 삭감 자체를 잘못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군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그 과정과 이유가 충분히 '설명'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군과 의회가 충분히 논의했을 수도 있다. 여러 차례 의견을 나누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최종적으로 판단이 달라졌을 수 있다.

 

반대로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확인할 시간이 부족했을 가능성도 있다.

 

어느 경우인지는 군민이 알 수 있도록 '설명'해 주면 된다.

 

어떤 이유로 의견이 달라졌는지, 재정 여건 때문인지, 정책의 효과와 우선순위에 대한 판단 때문인지 알려주면 된다. 군민은 자신의 기대와 다른 결정이라도 그 이유를 들으면 이해할 수 있다. ▲지금 군민에게 필요한 것은 추측이 아니라, 사실에 대한 '설명'이다.

 

이번 일로 군민에게 '울진의 중요한 정책이 군과 의회에서 어떻게 논의되고 결정되는가'라는 궁금증이 생겼다면, 그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도 행정과 의회의 책임이다.

 

이 불안은....

군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군의회에도 해당된다. 군민은 군수와 군의원 모두에게 지역의 중요한 문제를 잘 풀어가라고 권한을 맡겼다.

 

따라서....

이번 일은 어느 한쪽의 문제로 단정할 일이 아니다. 군과 의회가 각각의 역할 속에서 이번 과정을 돌아보고, 군민에게 필요한 설명을 함께 찾아야 할 일이다.

 

Ⅲ. '누가 옳은가'보다 '무엇이 군민에게 필요한가'

 

지방자치의 핵심은....

권한의 대립이 아니다. 서로 다른 권한이 군민의 삶을 위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데 있다.

 

군수는 군정을 책임지고 정책을 추진한다. 군의회는 예산을 심의하고 집행부를 견제한다. 두 기관의 역할은 다르다. 그러나 ▲'군민을 위한 행정'이라는 목표는 같다.

 

그래서....

중요한 정책일수록 소통이 중요하다. 특히 전 군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집행부와 의회가 사업의 필요성과 재정 여건을 살펴보고 의견을 나누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의견이 같으냐, 다르냐가 아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어떻게 확인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최종적인 결정을 내렸는지를 군민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는....

'발표 따로, 심의 따로'라는 인상을 주기보다, '논의하고, 설명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군민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

 

군은 정책을 발표할 때 그 취지와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의회는 예산을 심의할 때 그 판단의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 다른 의견이 있다면 그 차이를 군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 ▲군민에게 설명하는 것은 군수나 군의회의 당당함이다. 책임 있는 지방자치의 모습이다.

 

예산이 통과됐다면, 왜 필요한 사업인지 설명하면 된다. 예산이 삭감됐다면,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설명하면 된다. 정책이 수정됐다면,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려주면 된다.

 

군민은....

군과 의회의 모든 결정에 동의해야 하는 백성들이 아니다. ▲자신들의 삶과 관련된 결정이라면 그 과정과 이유를 '알 권리'가 있다.

 

재정은 한정돼 있다. 모든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더욱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일이다.

 

군수와 군의회가 서로 다른 의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 차이를 ‘군민의 이익’이라는 기준에서 조정하고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군민은....

대립하는 군수와 의회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군민을 위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답을 찾아가는 군수와 의회를 원한다.

 

Ⅳ. 이제는 군민에게 답해야 할 때다

 

군민은 군수와 군의원에게 모든 결정을 자신의 기대대로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예산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일처럼 군은 지급을 발표하고, 의회는 관련 예산을 삭감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군민에게는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긴다.

 

왜 지급을 결정했는가!

왜 그 예산을 편성했는가!

왜 의회는 삭감했는가!

그 과정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가!

 

이제는....

이 질문에 ▲군수와 군의회가 군민 앞에 답해야 할 때다.

 

그 답이 반드시 같은 내용일 필요는 없다.

 

군은 정책을 추진하려 했던 이유를 설명하면 된다. 군의회는 예산을 심의하면서 어떤 점을 중요하게 판단했는지 설명하면 된다.

 

서로의 설명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차이를 군민에게 투명하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설명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필요하다면, 다시 논의하면 된다.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군민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이 무엇인지 다시 살펴보면 된다.

 

예산을 다시 살릴 것인지, 규모를 조정할 것인지, 다른 방식의 지원책을 마련할 것인지는 그다음의 문제다.

 

중요한 것은....

군수와 군의회가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마주 앉아 군민을 위한 답을 찾는 것이다.

 

군민이 원하는 것은.....

누가 이겼는지가 아니다. 누가 더 옳았는지도 아니다. ▲군민의 불안을 어떻게 해소하고, 군민의 신뢰(信賴)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가 중요하다.

 

군수와 군의회는 서로 다른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권한은 "군민을 위해 사용하라!"고 맡겨진 것이다.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군민은 군수와 군의원을 선택했다. 그 선택에는 울진의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 달라는 기대가 담겨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도 분명하다.

군민 앞에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다시 논의하는 것이다.

 

이번 추석 민생안정지원금 삭감을 단순히 예산의 통과와 삭감이라는 문제로 끝내지 않았으면 한다.

 

이 일을 계기로 군과 의회가 정책을 함께 살피고, 서로의 의견을 듣고, 군민에게 그 과정을 설명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오늘 군민이 느낀 불안을 신뢰로 바꾸는 첫걸음은 '설명'이다. 그리고 그다음은 '논의'다.

 

군수와 군의회가 군민 앞에 충분히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다시 논의하기 바란다.

 

군민을 섬기는 지방자치라면....

답은 군민에게서 듣고, 결정은 군민을 위해 해야 한다.

 

그것이....

오늘 울진군민이 군수와 군의회에 바라는 가장 기본적인 책임(責任)이라고 생각한다.

 

      - 어느 바닷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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