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칼럼> 군수·도지사·시장, 돈 버는 일꾼 되라

이제 돈 쓰는 지자체장에서 돈 벌어오는 지자체장으로 바뀌어야 한다

엄두호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6/10/11 [06:00]

<바닷가 칼럼> 군수·도지사·시장, 돈 버는 일꾼 되라

이제 돈 쓰는 지자체장에서 돈 벌어오는 지자체장으로 바뀌어야 한다
엄두호 논설위원 | 입력 : 2026/10/11 [06:00]

Ⅰ. 예산을 쓰는 선출직 공직자에서 재원을 만드는 일꾼으로

군수·도지사·시장에게 묻고 싶다.

지난 6월 선거에서 공약만 약속했는가.

아니면....

공약 이행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지역발전에 필요한 새로운 재원을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는가. 주민의 세금을 집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돈을 끌어오는 지자체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는가.

디지털타임스는 2026년 10월 9일 「막 퍼준 민생지원금…다음 세대 짊어진 243개 지자체 부채 58조」라는 제목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문제를 보도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의 부채는 2025년 결산 기준 58조4,265억 원이었다. 전년보다 17.7%, 금액으로는 8조7,764억 원 늘었다. 반면 자산 증가율은 2.8%에 그쳤다. 부채가 늘어난 지자체가 193곳에 달했다.

박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의 부채가 1년 사이 17.7% 늘어난 반면 자산은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점을 지적하며, 미래 세대가 짊어질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재정 여건과 정책 효과를 충분히 따지지 않은 채 민생지원금 등을 지급하면 그 부담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주민 지원의 필요성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와 지속 가능한 재원 마련 방안이 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Ⅱ. 돈을 나누기 전에 돈 벌 길부터 찾아야

지방자치단체의 곳간은 저절로 채워지지 않는다. 중앙정부의 지원금과 교부금에만 의존하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 지역산업을 키워 자체 수입을 늘리고, 국비와 민간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군수·도지사·시장은 예산을 집행하는 관리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역의 자원과 가능성을 발굴하고, 정부와 기업을 설득해 새로운 사업과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관광자원은 지역 상권의 소득으로 이어져야 한다. 농수산물은 가공과 유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기업 유치도 투자 규모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지역에 지속적인 일자리와 소득을 남기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예산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고민하는 만큼, ▲돈을 어디에서 어떻게 벌어올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예산을 집행하는 행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의 부를 창출하는 행정으로 바뀌어야 한다.

Ⅲ. 지역의 미래를 위해 발로 뛰는 일꾼이 되라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정부와 기업을 설득하며, 투자와 일자리를 끌어오는 책임자다. 지역을 넘어 기업과 시장을 찾아야 한다. 산업과 교통망을 연결해 더 큰 경제권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 상권과 산업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야 한다.

국비 확보도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업의 필요성과 경제적 효과를 입증하고, 관계 부처와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 민간투자 역시 투자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에 어떤 이익이 돌아오는지 살펴야 한다. 성과가 불확실한 사업은 재검토하고, 효과가 확인된 사업은 확대해야 한다.

진정한 정치력(政治力)은 예산을 많이 쓰는 데 있지 않다. ▲지역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주민의 소득과 일자리를 늘리며, 미래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데 있다. 말로 공약을 나열하는 정치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지역의 미래를 바꾸는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Ⅳ. 오늘의 박수보다 내일의 책임을 생각하라

주민에게 당장의 혜택을 제공하면 호응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재원 없이 지출만 늘리면 재정 부담은 쌓인다. 반대로 산업과 일자리의 기반을 마련하면 그 성과는 오랫동안 지역에 남는다. 주민의 소득이 늘고 기업이 성장하면 지역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지방자치단체의 세입 기반도 넓어질 수 있다.

군수·도지사·시장은 임기가 끝난 뒤에도 지역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❶ 국비와 민간투자를 얼마나 유치했는가.
❷ 지속 가능한 일자리와 새로운 수입을 얼마나 만들었는가.
❸ 미래 세대에 넘길 재정 부담을 얼마나 줄였는가.

이러한 질문이 지자체장의 성과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주민도 예산을 얼마나 썼는지만 따져서는 안 된다. 그 돈으로 무엇을 만들었고, 지역에 어떤 성과를 남겼는지 물어야 한다. 지출의 규모보다 성과의 크기를, 당장의 혜택보다 지속 가능한 변화를 살펴야 한다.

좋은 지자체장은 ❹곳간을 비우고 박수받는 사람이 아니다. ❻곳간을 채울 방법을 찾고, 지역의 성장 동력을 만들며, 주민의 내일을 지키는 사람이다.

돈 쓰는 군수·도지사·시장에서 돈 벌어오는 지자체장으로. 이제 지방자치의 목표와 평가 기준을 바꿔야 한다.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사진 찍기'에 바쁜 지자체장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공공 예산을 잘 쓰는 능력을 넘어, 돈을 벌어올 방법을 구상하고 실천해야 한다. 지역의 부를 키우고 미래의 재원을 만드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다음 세대까지 책임지는 지방자치다.

- 어느 바닷가에서 -

 

  ▲ 엄두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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