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❷> 군수의 협상력과 민생지원금 30만 원- 추석은 지났지만, 민생에 대한 논의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
Ⅰ. 추석은 지났지만 민생은 끝나지 않았다
추석이 지났다. 민생지원금 30만 원 지급안이 울진군의회에서 삭감되면서 추석 전 지급은 무산됐다.
그러나
고단한 민생은 추석이 지났다고 끝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민생지원금에 대한 논의까지 끝날 이유는 없다.
이제 중요한 것은 지난 심의의 결과를 놓고 공방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다. 추석 이후에도 군민의 생활에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일이다.
앞선 칼럼(2026.10.5.)에서 필자는 "한 번의 부결로 민생정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같은 안(案)을 다시 내놓는 것이 아니라, 지난 심의에서 무엇을 돌아보고 어떻게 달라진 안(案)을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
Ⅱ. 30만 원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
전 군민에게 1인당 30만 원을 지급하려면, 약 140억 원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30만 원이라는 숫자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① 왜 30만 원인가. ② 140억 원을 투입했을 때 군민의 생활과 지역경제에 어떤 효과가 있는가. ③ 현재 울진의 재정 여건에서 감당할 수 있는가. ④ 다른 민생사업보다 우선할 만큼 필요한가.
30만 원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면, 그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면 된다. 반대로 금액을 조정하거나 지급 대상과 시기, 방법을 바꾸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30만 원'이라는 숫자를 지키는 것이 아니다. 140억 원이라는 재원을 어떻게 활용해야 군민에게 가장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Ⅲ. 군수는 부결의 이유(理由)를 새로운 안(案)에 담아야 한다
다시 추진한다면, 달라진 안(案)을 보여줘야 한다.
재정이 문제였다면, 재원 대책을 보완해야 한다. 정책 효과가 문제였다면,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지급 방식이 문제였다면, 다른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금액도 바꿀 수 있다. 대상과 시기도 조정할 수 있다. 민생지원금보다 더 효과적인 정책이 있다면 방향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정책의 목적(目的)을 지키면서 방법(方法)을 바꾸는 것은 후퇴가 아니다. 현실에 맞게 정책을 다듬는 과정이다.
군수에게 필요한 것은 처음의 안(案)을 끝까지 관철하는 능력만이 아니다. 부결을 통해 드러난 문제를 파악하고, 그것을 새로운 정책으로 만들어내는 능력도 필요하다.
부결된 안(案)을 다시 내는 것이 아니라, 부결의 이유를 넘어서는 안(案)을 만들어야 한다.
Ⅳ. 의회도 '삭감 이후'를 말해야 한다
의회의 역할도 예산을 삭감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예산을 삭감했다면, 무엇이 문제였는지 분명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① 재정이 문제라면, 어느 정도가 가능한지. ② 정책 효과가 문제라면,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 ③ 지급 방식이 문제라면, 어떤 대안이 가능한지를 제시해야 한다.
"이 안(案)은 어렵다"는 판단만으로는 다음 단계가 만들어지기 어렵다.
"이 부분을 보완한다면,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기준이 있어야 행정도 새로운 안을 만들 수 있다.
군수가 보완된 정책을 제출한다면, 의회 역시 달라진 내용을 기준으로 다시 판단하면 된다. 예산을 심의하는 의회의 권한과 책임은 새로운 대안을 논의하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
Ⅴ. 질문을 바꾸면 해법도 달라진다
이번 논의를 '30만 원을 줄 것인가, 말 것인가'에만 묶어둘 필요는 없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울진의 민생을 위해 140억 원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이 질문을 중심에 놓으면 선택지는 넓어진다. 30만 원 지급이 최선이라면 그 근거를 제시하면 되고, 금액이나 대상·시기·방식을 조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면 그렇게 바꿀 수도 있다. 다른 민생정책이 더 나은 해법이라면 그 역시 검토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처음의 안(案)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부결의 이유를 반영해 더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군수는 달라진 안(案)을 만들고, 의회는 그 안을 다시 판단하면 된다.
이번에는 누가 이겼는지가 아니라,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 어느 바닷가에서 -
<저작권자 ⓒ 전국안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