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칼럼> 국민의힘, 강성 발언으로 중도층을 얻을 수 있을까

국민의힘 지지율 37.1%, 민주당 지지율 34.9%. 국민의힘은 기존 지지층의 결집을 넘어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강한 목소리만으로는 정권을 얻기 어렵다.

엄두호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6/10/16 [07:07]

<바닷가 칼럼> 국민의힘, 강성 발언으로 중도층을 얻을 수 있을까

국민의힘 지지율 37.1%, 민주당 지지율 34.9%. 국민의힘은 기존 지지층의 결집을 넘어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강한 목소리만으로는 정권을 얻기 어렵다.
엄두호 논설위원 | 입력 : 2026/10/16 [07:07]

Ⅰ. 강성 발언은 지지층을 결집하지만,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야당에 투쟁은 필요하다. 정부와 여당의 잘못을 견제하고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 때로는 강한 발언과 단호한 행동도 필요하다. 이는 야당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러나 투쟁이 정치의 전부는 아니다. 강한 발언은 기존 지지층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말이 모든 국민에게 통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편에게 통쾌한 말이 다른 사람에게는 불편하거나 거칠게 들릴 수 있다.

정치는 이미 지지하는 사람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생각이 다른 국민도 설득해야 한다. 지지층을 결집하는 능력과 지지 기반을 넓히는 능력은 다르다. 국민의힘이 정권을 되찾으려면 이 차이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Ⅱ. 자기편의 박수가 국민의 설득은 아니다

국정감사 시즌이다. 거친 말과 고성이 쏟아지기도 한다. 국정감사는 정부의 잘못을 밝히고 국정의 책임을 묻는 자리다. 날카로운 질문과 단호한 비판은 필요하다. 그러나 고성과 설전이 정책보다 주목받으면 본래의 목적은 흐려진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말싸움의 승자가 아니라 문제를 밝혀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정치인이다.

정치인의 발언은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진다. 자극적인 말은 관심을 끌고 지지층의 환호를 얻기 쉽다. 하지만 주목받는 것과 신뢰받는 것은 다르다. 상대를 공격하는 데 성공해도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면 정치적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국민의힘 강성 의원과 강성 지지층에 묻고 싶다. 자기편이 환호하면 그것으로 충분한가. 그 말이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설득력 있게 들리는가.

강한 비판을 삼가라는 뜻이 아니다. 비판의 질(質)을 높이라는 것이다. 목소리보다 근거를 앞세워야 한다.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말고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비판이 국민을 설득하는 힘이 된다.

Ⅲ. 강성 지지층의 열정을 중도층의 신뢰로

강성 지지층은 정당의 중요한 자산이다. 당을 지키고 정치적 신념을 실천하는 열정은 정당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문제는 그 힘을 어디에 쓰느냐다. 자기편의 결속에만 머물면 지지의 폭을 넓히기 어렵다. 생각이 다른 국민에게 당의 가치와 정책을 설명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정권을 얻으려면 핵심 지지층만으로는 부족하다. 중도층(中道層)의 신뢰가 필요하다. 중도층은 모든 사안에서 같은 판단을 내리는 집단이 아니다. 정책의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 자신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 판단하는 유권자가 많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거친 말이나 상대에 대한 조롱이 아니다. 민생과 경제, 일자리와 주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실책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말고 더 나은 정책과 실행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강성 지지층의 열정이 정책을 뒷받침하고, 그 정책이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면 지지 기반은 넓어질 수 있다. 열정을 약화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얻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Ⅳ. 강한 정당을 넘어 신뢰받는 정당으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0월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7.1%, 민주당 지지율은 34.9%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도 34.9%로 집계됐다.

지지율 수치만으로 국민의 마음을 모두 읽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정당이 안주할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국민이 무엇에 실망하고 무엇을 기대하는지 살필 수 있다. 지지 기반을 넓히려면 그들의 목소리부터 들어야 한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비판하는 정당을 넘어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강성 발언으로 지지층의 박수를 얻는 데 만족해서는 안 된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과 국정을 책임질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정치는 자기편의 환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생각이 다른 국민의 마음까지 얻어야 더 큰 책임을 맡을 수 있다. 상대를 이기는 말에서 국민을 설득하는 말로, 분노를 드러내는 정치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국민의힘이 지켜야 할 것은 거친 말이 아니라 보수의 가치(價値)다. 그 가치를 더 많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실천해야 한다. 정당의 힘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얻고 삶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능력에서 나온다.

   - 어느 바닷가에서 -

 

  © 엄두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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