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 ‘국토대장정’ 종착지 대법원 앞 기자회견“아직 손해배상 못받았어요?” 국토대장정으로 국민적 공감 확산
- 이화령을 넘고, 남태령을 넘어 포항시민들의 눈물 어린 국토대장정 - 범대본, 국토대장정 최종 종착지 대법원에 ‘사법정의 정의판결 촉구’ - 포항시민들의 국토대장정... “무너진 삶 속에서 시민들이 흘린 눈물의 길” -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국가가 어떠한 책임을 져야하는지 헌법적 판단 필요
포항 촉발지진에 대한 국가 책임과 시민권익 회복을 촉구하며 400km 국토대장정에 나섰던 포항 시민들이 마침내 서울 대법원에 도착했다.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의장 모성은 · 이하 범대본)는 5월 29일 오전 11시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11일 간 진행된 국토대장정을 마무리하면서, ‘대법원 정의판결 촉구문’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국토대장정과 대법원 정의판결 촉구문 전달은 지난해 포항지진 손해배상 소송이 대법원에 상고된 지 1년이 되는 시점에 맞춰 진행됐다.
범대본은 “포항지진 발생 이후 9년째 이어지고 있는 시민들의 고통과 외로운 투쟁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대법원이 더 이상 시민들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국토대장정에 나섰다”고 밝혔다.
국토대장정은 지난 5월 19일 포항시청 앞을 출발, 영천·군위·의성·예천·문경을 거쳐 이화령을 넘고, 괴산·충주·음성·이천·용인·수원·안양·과천을 지나 남태령을 통해 서울 대법원까지 도착했다.
참가자들은 하루 평균 40km를 넘는 강행군을 이어가며 총 400km에 이르는 길을 걸었다.
특히, 대장정 9일 차인 5월 27일에는 참가자들의 발바닥 물집과 발 부상이 악화되면서 병원 치료를 위해 하루 일정을 연기하기도 했다. 범대본은 “장거리 행진이 이어지며 다수 참가자들이 극심한 통증과 피로를 호소했지만, 시민 권익 회복을 향한 절박함으로 서로를 부축하며 끝까지 걸었다”고 밝혔다.
특히, 당초 14일 일정으로 계획됐던 행진은 대법원 상고 1주기 일정에 맞추기 위해 속도를 높이며 11일 만에 마무리됐다. 범대본은 “사회 정의는 소걸음처럼 더디지만 결국 시민을 위해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걸었다”고 밝혔다.
이번 대장정에는 포항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전체 구간을 완주한 황상봉(75·포항 해도동) 팀장은 “매일 새벽에 출발해 하루 12시간 가까이 걸었지만, 국민들과 대법관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버텼다”며 “순교자를 연상하며 순례길을 걷는 심정으로 1,000리 길을 걷고 또 걸었다”고 말했다.
휴일마다 일부 구간에 참여한 시민들도 있었다. 포항 죽도동 주민 김선군 씨는 “국토대장정을 하며 전국 시민들을 만나보니 가장 많이 들은 말이 ‘포항지진 배상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었다”며 “국민들도 포항시민들의 억울함을 이해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범대본은 이번 행진이 단순한 도보 행사가 아니라 시민들의 절박함과 생존권 회복 요구를 담은 행진이었다고 강조했다.
범대본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포항시민들은 단순한 금전 보상을 넘어 국가의 책임 인정과 정의로운 사법 판단을 원하고 있다”며 “이번 국토대장정은 침묵 속에 묻혀가는 시민들의 절규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마지막 호소와도 같은 행진이었다”고 밝혔다.
모성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포항시민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요구하고 있을 뿐”이라며 “대법원이 더 이상 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정의로운 판결로 국가 책임을 분명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9년 동안 이어진 포항시민들의 고통과 싸움을 국민들께서 함께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며 “오늘 대법원 앞까지 이어진 400km 국토대장정이 시민 권익 회복과 정의로운 판결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범대본은 이날 대법원에 제출한 촉구문을 통해 △포항 촉발지진에 대한 국가 책임 인정 △피해 시민 권익 회복 △신속하고 정의로운 대법원 판결 등을 촉구했다.
한편 범대본은 지난해부터 서울 대법원 앞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포항지진 시민 권익 회복을 위한 활동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400km 국토대장정 일정 및 경로]
1일차(5.19. 33km) 포항 시청 → 영천 고경 2일차(5.20. 29km) 영천 고경→ 영천 신녕 3일차(5.21. 43km) 영천 → 군위 → 의성 봉양 4일차(5.22. 42km) 의성 봉양 → 예천 풍양 5일차(5.23. 35km) 문경 점촌 → 이화령 → 괴산 연풍 6일차(5.24. 42km) 괴산 연풍 → 충주역ktx 7일차(5.25. 38km) 충주역ktx → 음성 감곡(이천 장호원) 8일차(5.26. 40km) 이천 장호원 → 용인 양지 9일차(5.27. 병원) : 발바닥 물집 및 부상 치료 10일차(5.28. 42km) 용인 양지 → 안양 인덕원 11일차(5.29. 13km) 07:30 안양 인덕원 출발 → 09:00남태령 선바위역 경유 → 11:00 서울 대법원 도착
포항지진 시민권익 회복 대법원 정의판결 촉구문
존경하는 대법원장님과 대법관님들께.
저희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와 포항시민들은 오늘, 400km 국토대장정의 마지막 걸음을 서울 대법원 앞에서 멈추며 이 촉구문을 올립니다.
지난 5월 19일 포항을 출발하여 영천·군위·의성·예천·문경을 거쳐 이화령을 넘고, 괴산·충주·음성·이천·용인·성남·안양·과천을 지나 남태령을 넘어 11일 동안 서울까지 걸어왔습니다.
발바닥이 터지고 물집이 잡혀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도 걸음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하루 평균 40km에 이르는 강행군 속에서도 시민들은 “포항의 억울함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서로를 부축하며 걸었습니다.
시민들은 “순교자의 순례길을 걷는 심정으로 1,000리 길을 걷고 또 걸었다”고 말했습니다.
저희가 이 먼 길을 걸어온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대한민국 사법부가 포항지진 피해 시민들의 고통과 진실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는 간절한 호소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지진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었습니다.
정부조사연구단은 이미 2019년 3월 20일, 포항지진이 국책사업인 지열발전 사업으로 인해 촉발된 인공지진이라는 사실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감사원이 인정하였고, 국회는 ‘포항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였습니다.
국무조정실 산하 포항지진진상조사위원회 역시 촉발지진 발생 과정과 관련 책임자들의 과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처럼 정부기관의 조사와 감사, 국회의 입법, 행정기관의 발표는 모두 포항지진이 명백한 인재(人災)였음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만 포항시민들은 재산과 공동체를 잃고, 정신적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단순한 금전적 배상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법부가 정의로운 판결로 국민의 마지막 희망이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2023년 11월 16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은 포항지진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 책임을 인정하며 시민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는 정부 조사결과와 각종 증거, 법리에 기초한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판결이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은 피해시민의 기대와 상식을 무너뜨렸습니다. 시민들은 항소심 판결이 지난 수년간 축적된 과학적·행정적 조사 결과와 피해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대법원에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부디 이 사건을 단순한 손해배상 다툼으로만 바라보지 말아 주십시오.
이 사건은 국가 권력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어떠한 책임을 져야 하는가를 묻는 중대한 헌법적 질문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사법부가 국민의 편에 설 것인지, 말 것인지를 묻는 역사적 판단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관련 민사(대구고법) 및 형사재판(포항지원)에서 제출된 증거와 진술들도 충분히 검토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실체적 진실은 결코 서로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으며, 정의로운 판결은 전체 진실 위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대법원장님과 대법관님 여러분.
사법부는 국민의 마지막 희망이어야 합니다.
억울한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국가 권력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 사법 정의의 존재 이유입니다.
이제는 정의가 응답해야 할 시간입니다.
부디 대법원이 정치가 아닌 정의를, 권력이 아닌 진실을 선택해 주십시오.
부디 대법원이 50만 포항시민의 고통과 눈물을 외면하지 말고, 대한민국 사법 정의의 최후 보루로서 역사 앞에 당당한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오늘 저희가 걸어온 400km의 길은, 무너진 삶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시민들이 흘린 눈물의 길이었고, 절망 속에서도 정의를 믿는 소망의 길이었습니다.
대법원의 정의로운 판결을 간절히 촉구합니다.
2026년 5월 29일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및 50만 포항시민 일동 <저작권자 ⓒ 전국안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