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칼럼❷> 책임을 묻자, 군의회가 삭감 이유를 설명하라 - 추석 민생지원금 30만 원, 왜 삭감했는가 -
[울진군] * 어제(9.9.) 필자는 ‘추석 민생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군수에게 물음을 던졌다. 「<칼럼❶> 책임을 묻자, 군수가 먼저 설명하라」를 통해 지원금 지급을 제안한 이유와 재정적 근거 등을 군민에게 설명하라고 했다.
오늘(9.10.)은 그 물음을 군의회로 이어가고자 한다. 군수와 함께 군정을 이끌어가는 정치적 파트너인 군의회가 왜 예산을 삭감했는지, 그 이유를 군민에게 설명할 차례다.
Ⅰ. 군의회는 왜 30만 원을 삭감했나
그제(9.8.) 울진군의회는 추석 민생지원금 30만 원 지급 예산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추석 지원금 지급은 어렵게 됐다. 군수는 지급을 제안했고, 군의회는 예산을 삭감했다.
군민은 혼란스럽다. 이 혼란에 대해서는 누군가 설명하고 책임(責任)져야 한다. 어제(9.9.) 칼럼에서 군수에게 왜 지급을 제안했는지 설명을 요구했다. 이번에는 군의회에 묻고 싶다. 왜 삭감했는가.
도대체, 왜 삭감했는가.
예산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것은 군의회의 중요한 권한(權限)이다.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이라고 해서 의회가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살펴야 한다. 재정 여건도 따져야 한다. 다른 사업과 비교해 우선순위가 적절한지도 판단해야 한다.
그렇다면.... 삭감이라는 결정을 내린 만큼 그 판단의 이유도 군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30만 원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인지, 전 군민에게 지급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인지, 재정 부담을 고려한 것인지 군민은 알고 싶다. 권한을 행사했다면, 그 근거를 설명하는 것도 의회의 책임(責任)이다. 권한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Ⅱ. 무엇이 문제였는지 설명해야 한다
군의회가 예산을 삭감할 때는 분명한 판단 기준(基準)이 있었을 것이다. 군민이 알고 싶은 것은 바로 그 기준이다. 지원금 30만 원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는가. 전 군민에게 동일하게 지급하는 방식이 적절하지 않다고 본 것인가. 기존 복지사업이나 다른 민생사업보다 우선순위가 낮다고 판단했는가.
또는.... 울진군의 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지금은 지급할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군의회가 중요하게 살펴본 부분은 있었을 것이다. 그 내용을 군민에게 알려준다면 삭감 결정에 대한 이해도 높아질 수 있다.
이번 결정은 추석을 앞두고 이루어졌다. 지원금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던 군민도 있었을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던 상인들도 있었을 것이다. 반대로 한정된 예산을 다른 사업에 사용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군민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찬성과 반대의 감정적인 대립이 아니다. 군의회가 어떤 이유와 기준으로 판단했는지를 정확하게 알리는 일이다. 그래야 군민도 삭감 결정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Ⅲ. 삭감했다면 무엇을 지키려 했는가
예산을 삭감했다는 사실만으로 군의회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집행부의 예산을 꼼꼼하게 심의하고 필요하지 않은 예산을 조정하는 것은 의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중요한 것은 삭감 이후다. 무엇을 줄였는가보다, "무엇을 지키기 위해 줄였는지"가 중요하다.
군의회가 민생지원금보다 더 시급한 사업이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 사업이 무엇인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30만 원을 지급하는 것보다 군민에게 더 큰 도움이 되는 사업이 있다면, 그 우선순위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재정 부담이 삭감의 중요한 이유였다면, 울진군의 재정 상황을 어떻게 판단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이번 지원금이 다른 복지사업이나 주요 군정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살펴봤는지도 군민이 알 필요가 있다.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사용할 것인지는 군민의 삶과 직접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울진군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대응해야 한다. 어르신 복지와 일자리도 필요하다. 취약계층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도 중요하다. 생활 인프라 확충도 계속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번 삭감을 통해 군의회가 지키고자 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것이 단순한 삭감이 아니라 정책적 판단이었다면 그 방향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Ⅳ. 설명하고 판단받는 것이 의회의 책임(責任)이다
군수와 군의회의 역할은 다르다. 군수는 정책을 제안하고 집행한다. 군의회는 예산을 심의하고 의결한다. 서로 다른 권한을 통해 지방자치를 이끌어 간다. 그러나 한 가지 책임(責任)은 같다. 군민에게 설명하고 판단받는 것이다.
앞선 어제(9.9.) 칼럼에서 군수가 먼저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왜 30만 원이 필요한지, 어떤 재원으로 지급하려 했는지, 군 살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제는 군의회가 답할 차례다.
왜 삭감했는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가. 재정 때문인가. 정책의 효과 때문인가. 지급 방식 때문인가. 다른 사업의 우선순위가 더 높다고 판단한 것인가. 그리고 삭감 이후 군민을 위해 제시할 수 있는 대안(對案)은 무엇인가.
군의회의 결정이 옳은지 그른지는 군민이 판단할 문제다. 군의회가 예산을 삭감할 권한이 있는지를 따지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권한을 행사한 이유를 군민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책임(責任)은 잘못을 추궁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적인 권한(權限)을 행사했다면 그 이유를 설명하고, 그 판단에 대해 군민에게 평가받는 것도 책임(責任)이다. 군민은 군수의 설명만 들을 필요도 없고, 군의회의 결정만 받아들일 필요도 없다.
군수는 왜 지급하려 했는지 설명하고, 군의회는 왜 삭감했는지 설명하면 된다. 그러면 군민은 두 설명을 듣고 어느 판단이 더 타당한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좋은 지방자치는 집행부의 예산을 무조건 통과시키는 지방자치도 아니다. 반대로 예산을 삭감하는 것만으로 의회의 역할을 다하는 것도 아니다. 필요한 예산은 지키고, 불필요한 예산은 바로잡아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의 이유를 군민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
이번 추석 민생지원금 삭감이 단순한 예산 삭감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군의회가 왜 삭감했는지 설명하고,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 밝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앞으로는 군수가 사업 예산을 편성한 이유와 군의회가 이를 조정·삭감한 이유를 군민에게 설명하는 지방자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공적인 권한(權限)을 행사한 만큼 그 판단의 근거와 이유를 군민에게 밝히는 것이 책임(責任) 있는 행정과 의회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이제, 책임(責任)을 묻자.
군의회가 삭감 이유를 설명하라. 무엇이 문제였는지 설명하라.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 설명하라. 어떤 대안(對案)이 있는지도 설명하라.
군의회가 설명하고, 군민이 판단하게 하자.
그것이 군민 주권의 지방자치이고, 공적 권한(權限)에 따르는 책임(責任)이다.
* 내일(9.11.)은 강릉시의회의 ❸민생지원금 찬반 토론 영상 가운데 찬성 측 주장을, 모레(9.12.)는 ❹반대 측 주장을 담은 MBC 영상을 올려본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함께 살펴보자는 취지다. 어느 한쪽의 주장을 옳다고 단정하기보다, 찬성과 반대의 논리를 차례로 듣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우리 울진군도 마찬가지다. 민생지원금을 둘러싼 논란이 감정적 대립으로 번지기보다, 왜 지급하려 했는지, 왜 삭감했는지 서로의 입장을 설명하고 논리와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지방자치는 결국 다른 의견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의 문제다.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대화와 설명으로 풀어가는 과정이다.
- 어느 바닷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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