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칭찬합시다 > 어르신 일자리, 돈도 벌고 친목도 다지고

함께 일하는 공간이 어르신의 하루를 바꾼다

엄두호(농어촌 민생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6/08/22 [16:34]

< 칭찬합시다 > 어르신 일자리, 돈도 벌고 친목도 다지고

함께 일하는 공간이 어르신의 하루를 바꾼다

엄두호(농어촌 민생연구소 소장) | 입력 : 2026/08/22 [16:34]

 

엄두호(농어촌 민생연구소 소장)     

 

Ⅰ. 일터가 곧 만남의 공간이 되다

 

어르신에게 일자리는 무엇일까.

 

먼저 떠오르는 것은 ‘소득’이다.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 생활비에 보탤 수도 있다.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번다는 보람도 있다.

 

그러나....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어르신에게는 ‘만남’도 중요하다. 

 

사람을 만나고....이야기를 나누고.....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나이가 들면....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직장에서 은퇴하고, 자녀들은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기도 한다. 친구들과의 만남도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어르신에게 '일터'는 '특별한 공간'이 될 수 있다. 돈을 버는 곳이면서....사람을 만나는 곳이다.

일을 하는 곳이면서....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곳이다.

 

전북 장수군의 노인 일자리 공동작업장이 눈길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Ⅱ. 함께 만들고, 함께 일하는 공동작업장

 

장수군은....어르신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노인 일자리 공동작업장을 조성했다. 작업장 3곳과 다목적실, 상담실 등을 갖췄다.

 

이곳에서 어르신들은 함께 일한다.두부를 만들고....사과칩을 만들고....김부각도 만든다. 물론 무엇을 만드느냐도 중요하다.

 

그러나....더 눈여겨볼 것은 여러 어르신이 한 공간에 모여 함께 일한다는 점이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일할 수 있다.

 

“오늘은 일찍 오셨네요.”, “어제는 잘 주무셨어요?”, “이것은 이렇게 만들면 더 좋겠네요.”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말이 오간다. 함께 웃기도 한다.

일이 끝난 뒤에는 오늘 만든 제품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이처럼....일터에서 시작된 작은 ‘만남’이 사람 사이의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Ⅲ. 공동작업장이 만드는 소득과 관계

 

어르신이 일해서 얻는 소득은 크지 않더라도 의미가 있다.

 

생활비에 보탤 수 있다. 손주에게 작은 용돈을 줄 수도 있다. 필요한 물건을 자신의 돈으로 살 수도 있다.

 

무엇보다...."내 힘으로 돈을 번다!~"는 자부심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공동작업장의 가치는 소득에서 끝나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나갈 곳이 생기면....하루에 리듬이 생긴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할 일이 생각난다. 일터로 간다. 사람을 만나 함께 일한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이 단순한 하루의 반복이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다. “오늘도 내가 갈 곳이 있다.” 이런 생각을 갖게 하는 것 자체가 어르신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공동작업장은....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공간이 아니다. 소득을 만드는 공간이면서 관계를 만드는 공간이다. 처음에는 일 때문에 만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서로의 이름을 알고 안부를 묻는다. 그러다 가까운 이웃이 될 수도 있다. 일자리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다.

 

Ⅳ. 울진군도 시작해 볼 수 있다

 

울진군도....어르신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이런 공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처음부터 거창할 필요는 없다. 몇 명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작은 공간에서 시작해도 된다.

 

울진의 농수산물을 활용할 수도 있다. 간단한 가공과 포장, 지역 특산품 관리 등 어르신들의 경험과 역량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사업의 규모만이 아니다.

 

사람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인지, 함께 일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일을 마친 뒤에도 서로 안부를 물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처음에는....작은 시범사업으로 시작할 수 있다. 한 곳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의견을 들으며 조금씩 확대하면 된다.

 

울진형(型) 어르신 일자리는....많은 어르신이 도로에 나가 같은 일을 하는 단순한 사업에만 머물 필요는 없다.

 

어르신들의 경험과 역량을 살리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지역의 새로운 힘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Ⅴ. 좋은 일자리는 어르신의 하루를 바꾼다

 

어르신 복지를 생각할 때.... 우리는 흔히 돈과 예산부터 생각한다.

 

물론 중요하다. 얼마를 지원할 것인지, 몇 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인지 따져야 한다.

 

그러나....어르신들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도 함께 생각했으면 한다.

 

울진군의 65세 이상 어르신은....전체 인구의 33.6%다. 울진군 인구 3명 가운데 1명이 어르신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3명 중 1명이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일은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생각해야 할 '복지행정의 기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무슨 생각을 하실까. 오늘 가실 곳이 있으실까. 함께할 사람들이 있으실까.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보람을 느끼실까.

 

이런 질문들에서....'어르신 복지'는 다시 시작될 수 있다. 복지행정의 기본인 까닭이다.

 

장수군의 노인 일자리 공동작업장은 어르신 일자리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함께 '일'하면서 '소득'을 얻는다. '사람'을 만난다. '이야기'를 나눈다. '친목'을 다진다.

 

돈도 벌고, 친구도 만나고, 하루의 활력도 얻는다.

 

물론....모든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권하자는 뜻은 아니다. 일하고 싶은 어르신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장수군의 좋은 시도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울진군에도 어르신들이 웃으며 출근할 수 있는 따뜻한 일터가 하나, 둘, 셋, 넷.... 생겨나기를 기대한다.

 

함께 일하는 일터는....어르신에게 소득을 주고, 사람을 만나게 한다. 생활에 활력을 더하고, 하루를 조금 더 즐겁게 만들 수도 있다.

 

어르신의 하루가 조금 더 즐거워지는 것. 바로 그 즐거움!

 

그 즐거움이 민선 9기 울진군이 만들어 갈 따뜻한 복지의 한 모습이 아닐까.

   - 어느 바닷가에서 -

 

<⬇ KBS 뉴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0920211?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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