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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화 군
봉화군 상운면의 영화 '워낭소리' 공원을 찾아서
- 봉화군, 생생한 영화의 장면 공원화, 상운면 하눌리 722 에 소재
기사입력: 2021/03/1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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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화군 상운면 하눌리 워낭소리 공원 최노인과  누렁이의 동상 >  


경북 봉화군 상운면 하눌리(산정 마을)의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 공원을 찾았다. 이 산정마을의 한 가운데에 최원균 할아버지와 소를 형상화한 동상을 세웠다. 이 동상 뒤 길이 끝나는 지점에 할아버지와 소가 정겹게 살던 집이 그대로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를 기억하시는지. 팔순 농부와 마흔 살 소의 소소한 일상을 지켜보다 눈시울 붉혔던 일 생각나는 현장 그 정겨웠던 장면이 산골 마을에 빛바랜 사진처럼 남아 있는 곳이다.

 

이 공원은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운 ‘워낭소리’의 역사의 현장이다. 지난 2009년 개봉했으니 벌써 12년 전 영화여서 무슨 흔적이 남아 있을까 싶지만, 나란히 놓인 농부 부부의 묘와 바로 아래 놓인 소 무덤만 보고 있어도 가슴이 저려온다. 마침 올해도 ‘워낭소리’가 개봉했던 그해처럼 12년 만에 다시 돌아온 소의 해이다.

 

이충렬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는 지난 2009년 1월 15일 개봉했다. 당시 약 3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여러차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도 했다. 순수 제작비는 1억 원이 안 되는데, 극장 매출만 190억 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었다. 

 

워낭소리의 영화 줄거리는 대강 이러하다. 고(故) 최원균(1929년∼2013년)할아버지와 이삼순(1938년∼2019년)할머니 부부가 봉화 산골 마을에서 늙은 소와 농사짓고 사는 농촌의 삶과 터전이 전부다. 누렁이 소가 죽으면서 영화도 끝이 난다.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인듯 싶지만,그 면면을 들여다 보면 세상에 둘도 없는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 소는 마흔 살이 넘는다. 소의 평균 수명이 15년 정도 라는데, 팔순 노인이 키우는 소는 평균 수명보다 세 배나 넘게 살았다. 소 무덤 앞 비석에도 이렇게 적혀 있다. ‘누렁이(1967년∼2008년).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 최 노인이 30년을 부려온 소.’라고 말이다.

 

이충렬 감독은 어떻게 이 산골에 마흔 살의 소가 산다는 걸 알았을까. 이 감독은 2000년부터 소를 찾아 다녔다 한다. 축사에서 사육하는 소가 아니라 논밭 일구는 일 소. 이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묵묵히 일하는 소를 통해 아버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혹시나 해서 전국 축협 홈페이지에 사연을 올렸더니 세 곳에서 연락이 왔었단다. 다른 소는 조건이 안 맞았고, 마지막에 찾은 소가 여기 최 노인의 소였다. 2004년 겨울 어느 날 오후. 밭일을 마치고 ‘나란히’ 들어오는 최 노인과 소를 보고서 이 감독은 운명 같은 만남을 직감했다고 한다. 

 

최 노인이 소가 끄는 수레에 타지 않고 걸어서 오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며, 다리가 불편한 최 노인은 절룩절룩, 늙어서 기력이 달리는 소는 느릿느릿. 그렇게 둘은 사이좋게 걸어오고 있었다. ‘워낭소리’는 인간과 가축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나의 생명과 또 하나의 생명에 관한 이야기다. 이를테면 이들 생명은 이러 이러한 관계였다.

 

최 노인은 귀가 많이 어두웠다. 그래도 워낭 소리만큼은 귀신같이 알아 들었다. 그렇게 고기반찬을 좋아했는데, 소고기만은 입에 대지도 않았다. 노인이 내성장(봉화장)을 갔다가 수레에서 잠이들면 소는 알아서 집을 찾아왔고, 소는 죽는 날도 수레에 한가득 땔감을 싣고 왔다. 최 노인은 매일 쇠꼴을 베고 쇠죽을 써 소를 먹였다. 고추에는 농약도 안 쳤다. 고추 따고 나면 소에게 먹여야 해서다. 해서 할머니는 맨날 투덜거렸다.  

 

“아이고 답답이야..... 사료를 사서 멕이면 되는데 사료는 안 멕이고… 맨날 이래 짚 갖고 썰어가지고 죽 끓여 멕여야 되제....아이고 내 팔자야.”......, 라고 뇌이던 억센 경상도 아낙의 사투리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봉화 읍내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안팎 거리에 최 노인의 옛집 어귀에 ‘워낭소리 공원’안내 표지판이 서 있다.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전국에서 경향각처에서 관광객이 몰려들었고, 화들짝 놀란 봉화군에서 6억 여 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공원을 만들었다.

 

공원 한 가운데에 소와 수레에 탄 할아버지 조각상이 보인다. 영화에서 봤던 예전의 그 모습이다. 비쩍 마른 소와 허리가 구부정한 할아버지. 영화에서 봤던 ‘고물 라디오’도 보인다. 할아버지가 씩 웃는 얼굴이어서 좋다. 이 동네 주민들에 의하면, “ 이 워낭소리 개봉 직후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밀물같이 몰려왔는데 지금은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귀띔해 준다.

 

누렁이는 지난 2008년 겨울 초에 죽었다. 할아버지는 2013년 한여름에, 할머니는 2019년 초여름에 세상을 떠났다. 하나씩 헤어졌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서 다시 만났다. 워낭소리 공원에서 자동차로 2분 거리, 야트막한 산 아래 사람 두 명과 소 한 마리가 같이 흙으로 갔다. 워낭소리의 주인공 할아버지와 할머니 묘가 나란히 있고, 바로 아래 우총(소 무덤)이 있다. 

 

무덤 뒤로 이어진 밭이 농약을 치지 않는 다는 그 고추밭이고, 무덤 아래 펼쳐진 논이 할아버지가 소작으로 부쳤던 그 논이고, 큰길에서 무덤까지 이어진 흙길이 소가 수레 끌고 터벅터벅 걸음을 옮겼던 그 길이 그대로 있다. 저 논두렁 어디에서 세 식구가 막걸리에 새참을 먹었었지…. "땡그렁~ 땡그렁~" 워낭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 하다.

 

     <워낭소리 공원의 최원균 할아버지와 누렁이의 형상이 꼭 닮았다.>

 

 

    <워낭소리의 실제장면 누렁이와 할아버지의 내성장을 보고 오는 길,

      할아버지는 잠이들어도 누렁이는 뚜벅뚜벅 집을 잘도 찾아 온다.>

 

 < 워낭소리의 실제 장면 고인이 되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생존시의 모습 >

 

                <워낭소리의 실제 장면, 할아버지와 누렁이 소의 넋두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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