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입화산 참살이숲 일원에 모두 269종의 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는 울산생물다양성센터(센터장 박흥석)와 지난 9월 11일부터 12일까지 중구 입화산 참살이숲에서 식물, 포유류, 조류, 균류, 지의류 등 5개 분야생물에 대해 24시간 생물종탐사활동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활동결과, 5개 분야 총 269종의 생물이 살고 있음이 처음 기록됐다.
이번 탐사에는 전문가들과 초등학교 5∼6학년 및 울산고등학교 생물동아리학생 등 37명이 참여했다.
조사는 산악지형여건과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여 조사 분야와 참여인원과 규모를 축소해 진행됐다.
조사결과 식물류는 초본류와 목본류를 합쳐 58과 107속 137종을 찾아냈다.
식물 분야 전문가 조양근 울산고 교사는 “소나무숲이 활엽수림으로 변해가는 숲이고 편백나무를 비롯한 식재 수종들이 도입된 숲으로 다양한 생물상을 갖고 있다. 처음 조사가 된 만큼 앞으로 매년 관찰 및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가을장마라는 계절적 영향으로 42과 57속 84종에 달하는 많은 균류(버섯)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야생버섯을 20년 이상 연구자인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는 “개발제한지역인 입화산 토양의 비옥도와 우기라는 계절적 영향이 역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쪽 지방에서 주로 관찰되는‘치악송이’를 관찰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야간 무인관찰카메라를 설치해 오소리, 고라니를 비롯해 멧돼지 영상이 포착되기도 했다. 배설물 및 발자국을 비롯한 실제 영상을 통해 포유류는 8과 8종이 확인됐다.
한반도 야생동물 연구소 한상훈 소장은 “도심 내 있는 숲이지만 다양한 야생동물이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앞으로 대규모 주택지 개발 등으로 인한 변화되는 종 및 개체 수 확인을 계속 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조류의 경우 5목 15과 22종 새들이 목격됐는데 조류 분야 전문가인 김성수 남구 철새홍보관장은“꾀꼬리와 파랑새들은 대부분 남쪽나라로 날아갔는데 울산에 더 있고 싶은 녀석들을 만났다.”며 “캠핑장으로 이용되는 도심 내 숲이지만 새들이 다양하게 확인되었고 이번 첫 조사가 기록된 만큼 내년에도 조사활동을 통해 변화 상황을 자료로 쌓아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생물다양성 탐사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지의류는 6과 5속 11종이 발견됐다. 전문가들과 탐사팀은 지의류를 현장에서 확인하고 현미경을 통해 다시 한번 분류를 해내는 과정을 거쳤다.
지의류 분야 전문가 권춘봉 울산대학교 교수는 “지의류는 환경지표종이다. 좁은 지역 내 많은 종과 개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환경이 유지 될 수 있도록 관찰활동을 이어가는 일이 필요하다.”라고 요청했다.
이밖에 숲의 상위포식자인 쇠살모사가 서식하고 있음을 알게 됐고 그 외 암끝검은표범나비 등 7종도 만났다.
이번 탐사프로그램 참여자 만족도 조사에서 88%가 “다시 참여하고 싶으며 탐사활동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소규모 활동으로 전문가들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모기와 산악지형으로 인한 불편함”도 토로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이 아닌 도심 산지에서 의미있는 생물종 조사결과가 기록되었으며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연속적인 활동이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면서 “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소규모로 참여한 학생들이 전문가들과 함께 한 시간을 계기로 앞으로 생물종 보호를 위한 의식을 가진 시민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지난 2015년부터 생물다양성 탐사활동을 태화강 중, 하류에서 매년 진행해 오고 있다. 올해의 경우 울산 생물종 다양성 확인과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중구 입화산참살이숲에서 탐사활동을 펼쳐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