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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밥집》망할 놈 집에 쉰밥이구나
기사입력: 2021/03/1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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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랑시인 김삿갓은 떠둘아 디니며 주막이나 밥집에서 머물렀다. 민가를 찾아.밥을 얻어먹고 낯선집에서 잠을 잤다. 세상을 방랑하면서 쓸쓸한 인생을 살았다. 그러나 시로서 그의 한을 달래고 승화시켰다.  김삿갓이 쓴 시에는 '발 가는대로" 라는 뜻의 족거죽(足去竹) 이 있다. 대나무의 '대로' 라는 말을 사용해 해학이 넘치는 시를 지었다

 

 

 

 

 "이대로 저대로 되어가는 대로/ 바람이 부는 대로 물결이 치는대로/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생기는 대로/ 시시비비 있는 대로 가리며/ 손님 접대는 집안 형편 대로/ 사고 팔고는 세월이 가는 대로/ 만사는 내 마음 대로 안되니/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 대로 지내구려(此竹彼竹 化去竹 風打之竹 浪打竹 飯飯粥粥 生此竹 是是非非 付彼竹 賓客接對 家勢竹 市井賣買 歲月竹 萬事不如 吾心竹 然然然世 過然竹)" 김삿갓은 세상 만사가 마음 먹는 대로 되지 않으니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물결이 치면 치는 대로 살아 가자고 하였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세파에 휩쓸려 살아가자는 것이다. 그러나 김삿갓의 생애와 문학을 숙고해 보면 단순히 될 대로 되라는 차원을 넘어 세상을 보는 시인의 달관의 경지가 있는 것 같다. 김삿갓은 본명이 김병연으로 1807년 안동 김씨의 후손으로 경기도 양주에서 태어났다. 어릴때 부터 글 읽고 시 쓰기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22살에 과거에 응시했다. 과거 시험의 의제가 역적 김익손에 대한 비판을 하는 내용이였다.

 

 

 

 

 1811년 조선 순조 7년에 홍경래 난이 일어났을 때 신천부사로 있던 김익손이 밤에 술에 취해 자다가 홍경래 일당에게 사로잡혀 항복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역적으로 몰려 사형을 당했다. 이 김익손이 김병연의 조부였다. 당시에 갖난 아기였던 김병연은 노비의 등에 업혀 강원도 영월 사골에서 숨어 살았다.

 

 

 

 

 그는 조부에 관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김병연은 과거 시험을 보면서 그의 강한 의협심과 뛰여난 문장력으로 김익손의 잘못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작문을 제출해 급제했다. 그러나 얼마후 자신이 비판한 김익손이 조부인 것을 알았다. 조상에 대해 욕을 한 죄책감과 인생의 무상을 느끼고 관직을 버렸다. 평생 하늘을 가리는 삿갓을 쓰고 방방 곳곳을 방랑하면서 시를 쓰며 세월을 보냈다. 1864년 57세에 전남 화순의 어느 산골에서 생을 마쳤다. 훗날 자손들이 수소문하여 강원도 영월의 산골에 그의 무덤을 마련했다

 

 

 

 

김삿갓이 방랑 생활을 하면서 이 마을 저 마을을 다니며 문전 걸식을 한 모습이 그려져 있는 해학적인 시에는 이십수하(二십樹下) 라는 시가 있다. "스므나무 아래서 서러운 나그네가/ 망할 놈의 집구석에서 쉰밥을 먹는구나/ 사람 사는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집으로 돌아가 설익은 밥을 먹는 편이 낫겠네(二十樹下 三十客 四十家中 五十食 人間豈有 七十事 不如歸家 三十食) 한자의 음과 뜻을 교묘히 구사하여 야박한 인심을 풍자했다. 위의 시는 함경도의 어느 부잣 집에서 겪은 걸식의 비애를 표현한 시라고 한다. 

 

이집 저집을 찾아 다니며 밥을 얻어 먹고 잠을 자야 하는 떠돌이 길손의 신세가 처랑하다. 그런데 그날은 그 마을에서 제일 잘 사는 부잣집을 찾아가 한 끼를 떼우려 했다. 그러나 그 집에세 내어 놓는 음식은 먹을 수없는 쉰밥이였다. 김삿갓은 그 부잣집의 괄시 천대에 화가 나서 즉흥의 풍자시를 남겼다. 할아버지를 욕되게 한 죄책감에 삿갓으로 하늘을 가리고 떠돌이 걸인처럼 삼천리를 방랑하며 살다간 천재 시인의 시가 지금도 우리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이유가 무엇인가. 인생은 누구나 떠돌다 가는 나그네이기 때문이 아닐가.

 

 ♦이동한 DM(dream making)리더십포럼이사장, 전 세계일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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